일상

바보가 되어 가는 느낌

근황

몇 개월 만에 블로그에 글을 써 보았다. 최근 바쁘다는 이유로, 실제로도 바빴지만, 글이란 것을 써 본지 오래되었다. 책을 읽어 볼까 하고 산 책은 많지만 끝까지 읽은 책은 한 두권 정도이다. 그나마 어떤 내용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집중력도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스트레스라는 것이 이렇게 무섭다.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그러던 어느 순간 바보가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기 시작한지 6개월 가량 되었다. 실로 급격한 환경변화라 할 수 있다. 사람을 하루 종일 상대하는 직업인데, 하루 종일 사람과 말을 한다니 나 같은 사람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다. 더군다나 야행성으로 살던 사람 아닌가! 그런 사람이 6개월 동안 새벽에 출근하려니 내외적으로 피로가 많이 쌓여있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것도 없고, 매사가 귀찮다. 이거 큰일이다. 환자들이 불안, 우울 호소하면 물어보는 질문들을 내 스스로에게 해본다. 왠만한 문항에는 다 걸린다. Hamilton Anxiety scale에 있는 항목들 중 안 걸리는 것이 없다.

그래서

기분 전환의 필요성이 느껴졌다. 스스로 시행하는 지지요법과 회피요법이랄까. 마침 최근에 여유가 조금이나마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니 자연히 무언가를 사기 시작했다. 잠재되어 있던 욕망이 소비로 나타난 것이다. 책도 사고 얼마전에는 PS4 Pro까지. 갖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 둘 사 모았다. 그 때 뿐이다. 뭐 즐겁긴 하다. 새 스피커로 음악을 듣거나, PS4로 느긋하게 넷플릭스를 보거나 반쯤 누워서 게임하는 것도 나쁘지 않긴 하다. 공허한 느낌은 채워지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매달 돈만 나가던 블로그가 생각났다. 최근들어 문서를 만들일이 많아졌는데, 한계를 많이 느끼던 참이었다. 표현력이나 문장력이 점점 떨어지는게 느껴졌다. 자고로 언어 능력 배양에는 질 좋은 책 읽고 많이 써보는게 최고인 것은 자명하다. 사소한 것이라도 앞으로 하루에 하나 이상은 글을 써볼까 한다. 이런 아무 영양가 없는 글이라던가 메뉴만 만들어 놓고 올리지 못한 여행기들이나 물건 쓰면서 느낀 것, 먹은 것, 음악 들은 것, 책 읽은 것 등등. 나열해보니 세상엔 끄적거릴 것이 한가득이다. 하루키 책은 소설보다도 에세이집이나 여행기를 더 좋아하는데, 참 사소한 것으로도 재미있는 글을 짧게 잘 쓴다. 최근에 읽던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라는 책도 그렇고. 일상속의 사소한 일로 하고 싶은 말을 이끌어 내는 그런 재주가 나는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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